오사카 카지노 등장에 긴장하는 한국 카지노
일본 정부가 2025 오사카-간사이 국제박람회(EXPO)를 개최하는 유메시마(夢洲) 지역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IR) 건설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오사카 카지노의 등장으로 관광객을 빼앗기고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 할 한국 카지노 업계는 발등이 불이 떨어졌습니다. 당초 복합리조트 건설 지역 선정 작업이 늦어지며 일본 내 복합리조트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 지역이 첫 번째 대규모 카지노 리조트 부지로 확정되며, 한국 카지노 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원랜드를 포함한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이용자 이탈에 인한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복합리조트를 중심으로 재편된 세계 카지노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며, 오사카 카지노와 경쟁하기 위한 한국 카지노 업계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일본 내 첫 복합리조트 오사카 카지노
4월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관광청이 설치한 전문가위원회는, 2029년 오사카 정비 계획의 일환으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조성 계획을 허가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본부장을 맡은 ‘복합리조트 추진 본부’는 총리 관저에서 열린 14일 회의를 열고 카지노 설립을 포함한 오사카시의 정비 계획을 정식 인가했습니다. 이번 오사카 카지노 설립 계획은 2020년 4월 일본 제 2의 도시인 오사카시가 일본 정부에 신청한 것으로, 그간 전문가위원회는 카지노 사업자의 재무 건전성과 도박 중독 예방 등에 대한 심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오사카시의 정비 계획이 복합리조트 건설에 적합하다 판단한 국토교통상이 정식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정식 허가가 떨어진 오사카 카지노는 이후 내각부 산하 기관인 ‘카지노관리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됩니다.
이로써 오사카 카지노는 일본 내 첫 복합리조트가 되었습니다. 나가사키(長崎)현 또한 복합리조트 유치를 신청했지만, 이는 아직 전문가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 한 상황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카지노 사업을 허가한 사례가 없습니다. 일본 카지노 현황을 살펴봐도 일본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물론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는 한 곳도 없습니다. 파친코 산업이 기형적으로 크게 발달한 일본은 파친코에 중독된 직장인과 주부 등에 의해 심각한 사회 문제를 겪고 있던 터라, 카지노까지 허용할 경우 국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카지노 설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도박 중독 및 카지노 업계와 정계 유착에 의한 부정부패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심사 절차의 지연과 외국 운영사의 잇따른 일본 내 지사 철수, 유메시마의 액상화 위험과 토양 오염 가능성 또한 카지노 합법화 추진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합법화 시도는 꾸준히 이루어졌고, 마침내 2016년 12월 15일 국회에서 복합리조트 설립 허가 법안이 통과되며 합법적인 굴레 안에서 카지노를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법안 통과를 기점으로 일본은 3년 안에 3개의 사업자를 선정하여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했으며, 부지 선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부지로 거론된 곳은 도쿄(東京)와 요코하마(横浜), 오사카(大阪) 등이었는데, 이번에 오사카 유메시마 지역에 일본 내 첫 카지노가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오사카는 인구만 900만 명에 달하며, 오사카 공항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처음 오사카시가 거론되었을 때부터 각종 관광 시설이 밀집한 유메시마 섬이 최적의 후보지로 꼽혔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재벌인 MGM과 시저스(Caesar’s) 및 샌즈(Sands) 그룹 등이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일본 첫 카지노 리조트 건설 부지로 오사카시가 낙점된 것입니다.
오사카 카지노 설립은 지난 4월 9일 열린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일본 내 제 2의 도시로 손꼽히는 만큼, 이미 오사카 파칭코를 비롯한 오사카 카지노바가 도박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까지 설립할 경우 겉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에 경제 효과가 높은 카지노 설립을 찬성하는 정치인과, 도박 중독 및 범죄율 증가를 우려하는 반대편이 첨예하게 맞선 것입니다. 그러나 오사카부 및 오사카시 단체장 2곳 모두 카지노 유치를 찬성한 오사카유신회 후보가 당선되며, 오사카 시민 대부분은 카지노 리조트 설립에 찬성한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윤곽을 드러낸 오사카 카지노
오사카 카지노 리조트의 기본 계획은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에 1차 투자금 1조 엔(9조 7,700억 원)을 투입하여 3개동의 호텔과 카지노, 국제 회의를 위한 컨벤션 센터 및 극장 등을 건립하는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카지노 업체인 MGM 리조트(MGM Resort International)와 일본 오릭스(ORIX) 합작으로 진행됩니다. 유메시마는 2025년 오사카 국제박람회가 열리는 곳으로, 2025년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6개월간 열릴 예정입니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350만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총 2,820만 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박람회가 종료되면 바로 복합리조트 건설에 착수하여 2029년 하반기에 개장할 예정입니다. 엑스포를 통해 끌어올린 인프라와 세계의 관심을 카지노까지 연결하여, 오사카가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일본 정부의 복안입니다. 카지노가 개장할 경우 연간 2,000만 명의 방문객이 오사카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5,200억 엔(5조 800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사카 카지노가 창출하는 전체 경제 효과 역시 1조 엔(9조 7,7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유메시마에서 엑스포 행사장으로 사용될 박람회장(1,550,000㎡) 기공식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박람회장 기공식 다음 날인 14일 전문가위원회가 오사카 카지노 건설 계획을 정식 허가한 데에서 일본 정부가 오사카 카지노에 걸고 있는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오사카 카지노 설립을 최종 인가한 기시다 총리 역시 “오사카 카지노 리조트는 2025년 오사카 국제박람회 이후 간사이(関西) 지방의 발전 및 일본 경제 전체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사카시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지사 역시 트위터에 “1년 여의 심사를 거쳐 오사카 카지노 리조트가 정식 허가를 받았으며,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리조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위기에 처한 한국 카지노 산업
오사카 카지노의 개장으로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은 한국 카지노 산업입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카지노의 중심인 마카오 카지노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성향이 짙고, 미국과 유럽 관광객은 필리핀 등의 동남아 카지노를 찾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에 한국 카지노 업계는 카지노 업계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관광객을 통해 매출을 올려온 상황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방문객 중 중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은 70%에 달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종료 후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카지노 업계가 빠른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일본인 관광객 덕분입니다. 정부가 코로나 엔데믹이 가시화되던 작년 연말부터 일본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무비자 관광을 허용했고, 입국 후 PCR 검사 의무도 폐지하며 한국과 일본 직항 노선이 재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을 대표하는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그룹은 작년 3분기에만 8,177명의 일본인 VIP 관광객이 방문하여 코로나 이전 수준의 65%에 해당되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일본인 VIP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전세기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사카 카지노가 등장할 경우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물론, 한국을 찾던 중국인 관광객마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사카 카지노가 개장할 경우 첫 3년간 방문객의 70%가 일본 내국인으로 구성될 것이라 예상하는 만큼, 일본인의 해외 카지노 방문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한국 카지노를 찾았던 중국인 역시 거리상 큰 차이가 없는 일본 카지노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입지 조건입니다. 한국의 유일한 내국인 허용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인천공항과 거리가 매우 멀어 외국인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카지노 외에 즐길 만한 주변의 관광 명소가 부족합니다. 강원랜드 내에 카지노를 제외하면 즐길거리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강원랜드를 방문한 관광객은 2019년 71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하향세를 보이다 작년에야 573만 명으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중국과 일본 정도를 제외하면 제주도 직항 노선이 많지 않고, 공항이 제주시에 하나 밖에 없어 서귀포 쪽으로 내려가려면 차량 이동 시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제주도 최대 복합리조트라 할 수 있는 드림타워 카지노 및 제주신화월드 모두 복합리조트라고 하기엔 콘텐츠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호텔과 카지노 외에 즐길거리가 부족하고, 둘 모두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복합리조트에 걸맞은 다양한 시설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반해 오사카 카지노는 오사카 국제 공항을 갖고 있는 데다, 인공섬인 만큼 넓은 부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출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복합리조트 주변으로 오사카 도심 등의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개장 순간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리조트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본이 오사카 카지노에 높은 잠재력을 기대하는 이유는 오픈 카지노(Open Casino)라는 점입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아닌 내국인 입장이 허용된 카지노이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변수가 닥치더라도 내국인에 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국인 입장을 허용한 오사카 카지노의 등장에 한국 카지노 업계가 긴장을 감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오사카 카지노를 둘러싸고 희망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사카 카지노 이용자의 대부분이 일본 내국인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하는 상황에서, 고령화하는 일본 인구 구조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카지노 이용자가 줄어 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입니다. 야스다 여자 대학교 쇼타 오타니 부교수는 “세계 카지노의 중심인 라스베이거스조차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카지노 외 부문에 투자하여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카지노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더했습니다.
한국 카지노 업계의 대응 전략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등 세계 각국이 치열한 복합리조트 경쟁에 접어들며, 한국은 인천공항 바로 옆 영종도에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해 인스파이어 리조트, 미단시티 등의 복합리조트 클러스터(Cluster)를 구성하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올해 연말 개장을 목표로 순항 중이며, 중국 푸리그룹이 투자한 미단시티의 경우 자금력 부족으로 오랜 기간 공사가 중단되었지만 사업 기간을 연장하며 개장에 성공한다는 데에 변함이 없습니다. 수영장 등의 위락 시설과 대형 컨벤션 센터, 대규모 호텔과 카지노를 포함한 파라다이스시티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인스파이어 리조트 및 미단시티를 조합하여 영종도를 동북아시아 내지는 세계 복합리조트의 중심으로 육성하다는 계획입니다.
강원랜드 역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 계획을 통해 변신을 꾀하는 중입니다. 카지노 부분의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기존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여, 카지노 외 부문의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카지노 외 부문의 매출 증대를 위해 내건 목표는 리조트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것입니다. 여름에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워터 파크와, 겨울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스키장 시설을 개선하여 사계절 내내 가족 관광객을 확보하는 것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입니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주변 지역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주변 지역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오사카 카지노 호텔 리조트 개발 계획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관광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계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일본 내 첫 카지노 리조트 개발이 한국 카지노 업계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